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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오늘을 살다/ 日 소소한 일상

수면양말

아우르기 2009. 1. 12. 02:02
우리 집은 외풍이 무지 잘든다.
숫자를 좋아하는 어른들을 위해 가격을 말하자면, 보증금 500에 월세 40짜리 집이다.
그래서 난 집에 있을 때면 항상 손과 발이 차다.
그치만 양말을 신지는 않는다.
걸리적, 거추장, 꺼끌꺼끌한 걸 싫어하는 까닭이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동생이 내 앞으로 무얼 불쑥 들이밀었다.
"자, 오빠. 앞으로 집에서 이거 신고 있어."
아, 말로만 듣던 수면 양말이었다.
"넌, 내가 몸에 뭐 걸치는 거 싫어하는 거 알면서 이런 걸 사왔냐?"
난 까칠까칠하게 툭툭 내뱉으며 궁시렁궁시렁 양말을 신어봤다.

....우와, 완전 보드랍다.
내가 무지 좋아하는 느낌이다.
미끌거려서 문워킹도 된다.
".............잘신을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에게 꿈뻑 죽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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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가 호화로운 집에서 태어났더라면, 이런 작은 감동은 느끼지 못했을 거다.
잘신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