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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개봉작 <오펀 : 천사의 비밀>

아우르기 2009. 7. 31. 09:05


 <타이타닉>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번엔 그가 영화 제작에 손을 댔다. 오늘 소개할 영화, <오펀 : 천사의 비밀>이다. 마치 코미디언 이경규가 <복면달호>를 제작했듯(감독이 아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한 영화이다. 배우의 인기라는 것이 마케팅 수단으로 정말 유용한가 보다. 제작자의 유명세에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또한 입양단체가 이 영화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며 노이즈 마케팅도 어느정도 성공하였다. 감독인 자움 콜렛 세라는 이미 <하우스 오브 왁스>를 통해 관객들에게 그의 작품을 선보인 바가 있다. 그 영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느꼈을 터. 반전 스릴러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영화는 2009년 8월 여름 기대작 중 하나였다.

 반전영화에는 일정한 공식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공식이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게 하는 것이다. 혹은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아닌 전혀 엉뚱한 사람이 범인인 것이다. 반전영화의 불후의 명작 <유주얼 서스펙트>가 가장 좋은 예다. 카이저 소제가 밖으로 걸어나가며 절뚝거리는 발걸음을 바로 고치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다. <범죄의 재구성>에서도 유사한 반전 공식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특이하다. 처음부터 범인을 알려주고 시작한다. 범행현장을 범인의 모습과 함께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마치 <추격자>처럼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영화 장르를 잘못 알았나 싶었다. 반전 스릴러가 아닌 그냥 스릴러였나 싶었다. 아니었다. 대반전!이 있었다. 기존의 공식을 무참히 깨는 대.반.전. 신선했다. 어느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반전이었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의 홍보문구가 다음과 같다. '쉿, 비밀을 지켜주세요.' 지킬만한 대반전이다. 반전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 공포스릴러 영화 추천. 한 번쯤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망나니는 칼질을 단번에 하지 않는다. 할 듯 말 듯 할 듯 말 듯. 계속되는 가짜 칼질 뒤에야 비로소 힘껏 목을 친다. 사람이 망나니 앞에서 목을 늘어뜨리고 있으면 이제 곧 죽는다는 생각에 목에 힘을 잔뜩 준다고 한다. 피가 목으로 잔뜩 쏠린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망나니의 힘찬 칼질에도 목이 한 번에 나가떨어지지 않아 말도 못할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또한 피가 사방으로 솟구쳐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뒷처리가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망나니는 여러 번의 가짜 칼질을 한다. 죄인의 긴장을 풀게 만들어 목에서 피와 힘을 빼는 것이다. 이 영화는 마치 망나니의 칼질을 보는 듯 했다. 보통의 공포 영화에서 무서운 장면 전에 이어지는 요소들을 쭉 늘어놓는다. '이제 곧 무서운 장면이 나와'라고 외치는 듯 하다. 그런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연출이 몇 번 반복되고 나서야 비로소 깜짝 놀래키는 장면이 등장한다. 반복되는 낚시질에 긴장을 풀고 있던 관객들은 더 무서울 수 밖에 없다. 이 점 또한 감독이 신경쓴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이 영화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시사회 현장의 반응이 이 영화의 단점을 보여주는 듯 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대반전의 순간에 어이 없게도 '와'하는 웃음이 터졌다. 분명히 가장 소름끼치는 순간이어야 하는데 관객들은 폭소로 응답한 것이다. 아무도 생각치 못했을 대반전, 지금껏 어느 영화에도 쓰이지 않은 대반전. 오히려 그것이 어색함으로 다가온 것이다. 엉뚱함으로 다가온 것이다. 외모 지상주의가 만연한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도 '우스운' 반전이 될 수 있다.(영화를 보고 나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한 마디로 억지스러운 반전으로 다가올 수 있달까. 나 또한 영화 감독이 신인 같다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공포심을 조장하기 위한 생뚱맞은 사운드, 신선한 반전과 어울리지 않는 진부한 스토리 등... 아이를 안고 걸어나가는 끝부분의 장면은 마치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플라이트 플랜>을 보는 듯 했다. 망나니의 가짜 칼질이 너무 남용되었다는 점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였다. 심지어 한 여성 관객은 '근 5년동안 내가 본 영화 중에 최악이었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신선한 반전이었다는 것이다. 내게 이 영화는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반전 영화 매니아라면 한 번쯤 볼만한 작품임에는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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