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자마자 어? 라고 중얼거렸다. 어딘가 너무도 익숙한 맛이었기 때문이다. 달다. 달긴 단데 순수한 단맛이 아니다. 설탕의 그 찝찝한 단맛이었다. 알고보니 콩코드는 포도주스 만드는 데 쓰이는 품종. 게다가 Gold Vine 병 뒷면에 붙은 글을 읽어 보니..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롯데와 손잡고 만든 와인이라 한다. 아, 분명히 무언가가 첨가됬을 거다. 마개도 코르크가 아닌 음료수병과 같은 캡이었다. 가격도 꽤나 저렴.
요즘 Gold Vine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던데, 첨가물을 바탕으로 한 익숙한 맛으로 얻은 인기가 아닐까 심히 의심된다. 이러는 나에게도 익숙, 친숙, 부드럽지만. 음, 게다가 빈티지도 표시되어 있지 않다니..
흔히 와인 라벨에는 연도를 뜻하는 숫자가 쓰여있다. 이 놈을 보고 빈티지라고 부른다.
빈티지는 흔히 와인을 담근 해, 혹은 병입한 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착각. 포도를 수확한 해를 말한다. 이는 와인이 번성해온 유럽의 기후가 해마다 매우 다르기 때문. 즉, 어느 해에 수확한 포도냐에 따라서 품질이 어마어마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야 구대륙 와인에서는 빈티지가 꽤나 중요하다. 어느 빈티지가 좋은지 등급을 매겨놓은 빈티지 차트가 있을 정도니!! 하지만 신대륙 와인은 매년 기후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빈티지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다.
빈티지가 2005라고 해서 2005년에 수확한 포도로만 만들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일정 비율 이상이라면 빈티지를 표기할 수 있다. 이 비율에 대한 규정은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다. 칠레나 남아공에서는 75%이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EU 연합 국가,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85%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본적으로 85% 이상일 때 빈티지를 표기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일부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 Bureau of Alcohol, Tobacco and Firearms에서 정한 포도 재배지역)의 경우 95%의 기준을 적용시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위 기준을 적용시키지 못하는 와인들은? 빈티지 표시를 못한다는 뜻! 묵은포도들을 섞어서 와인을 담근다는 말이다. 당연히 품질은 떨어지겠지만 가격도 떨어진다. 그래서 빈티지가 없는 와인들은 대부분 저렴한, 보급형 와인이다. 다만, 스파클링 와인인 경우는 예외라고. 고른 품질을 위해 일부러 여러 해의 포도를 섞어 쓰기 때문이다. 만일 스파클링 와인에 빈티지가 표시되어 있다면, 그건 고급이란 뜻이다.